옛날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 ‘봉숭아 학당’이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바보 연기를 하는 맹구와 오서방을 필두로 교실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희극적 요소를 가미하여 웃을 주었었습니다.
내용 중 보면 학생들이 선생님을 화나게 만드는 내용들이 나옵니다.
선생님이 골치 아파할 정도로 엉뚱하게 행동하는 것이 웃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행동하는 학생들이 선생님께 왜 이렇게 화를 내냐고 도리어 이해하지 못하겠다듯이 되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한 장면의 배경이 이렇습니다.
개학 후 첫 수업에서 선생님이 방학 동안 책 열심히 읽었냐고 물어보시자 한 학생이 “네”
하고 자신있게 대답을 했습니다.
이 학생이 읽은 책 제목은 ‘죄와 벌’이었습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무슨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그 학생이 “죄 지은 사람은 벌 받는다는 내용입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책 제목만 보고 대충 대답하는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그 대답을 들은 다른 학생이 일어나서는 책을 읽고 무엇을 배웠고 느꼈는지를 말해야지 단순히 내용만 설명하면 안 된다고 핀잔을 주는 겁니다.
그리고 그 학생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무엇을 느꼈느냐고 물었더니 이 학생이 “젊은 베르테르는 슬펐겠구나를 느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 대답도 정말 책을 읽고 느낀 점이 아니라 책 제목만 보고 대충 둘러대는 것처럼 생각되었습니다.
답답한 선생님이 그 책을 정말 읽은 것이 맞느냐고 되물으니 그 때 학생이 선생님에게 하는 대답이 “선생님 왜 이렇게 화를 내세요?”
였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학생이 잘못한 것이지 선생님이 아무 이유없이 화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 화내는 이유를 학생들이 모르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자신들이 방학 동안 시간을 허비하고 선생님의 질문에 엉뚱하게 대답을 하면서도 화내는 선생님이 잘못이지 자신들에게는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