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눈물이 글썽글썽해서는 집으로 들어왔다.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자전거를 타다 넘어졌다고 한다. 팔과 무릎에 상처가 나서 피도 나고 아프기도 하니 어찌할지를
몰라 했다.
일단
아프더라도 상처 부위를 씻으라고 했고, 약을 상처 위에 발라 주었다. 그러고 나서 웃지 못할 그리고 미련한 상황을 마주했다.
왜
넘어졌느냐고 물었더니 핸들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럼 자전거는 괜찮냐고 다시 물었다.
그러고는 자전거를 살펴보러 나갔는데, 넘어지면서 자전거 여기저기에 스크레치가 났다.
그걸 보면서 “자전거 망가져서 어떻게 하냐?”라고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질문을 했는데, 막내가 “탈 수만 있으면 되지”라고, 쉽게 대답을 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다음 상황과 또 연결되었다. 이번에는 입장이 조금 바뀌었다. 막내가 또 넘어질까 봐 자전거 타기가 무섭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전거 타다 보면 다 그런 일을
겪는 것이고, 넘어졌다고 자전거 못 탈 일은 없으니깐 친구들하고 자전거 타고 재미있게 놀라고 격려해 주었다.
자전거
타다 넘어지는 일은 아무것도 아닌데 그 이후로 겪은 이 두 가지 상황이 우스웠다. 자전거 타다 넘어졌는데 자전거가
괜찮은지를 묻는다면 정말 어리석은 행동일 것이고, 자전거 타다 넘어졌다고 이제 무서워서 다시는 자전거 못
타겠다고 하면 그것도 미련한 행동일 것이다.
자전거
타다 넘어졌으니,
상처의 아픔도 경험했을 것이고, 자전거를 조심히 타야 한다는 의식도 생겼을 것이고,
자전거를 잘 관리해야겠다는 책임도 가져보는 것이고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성숙한 자세일 것이고, 더 성장하는 방식일 것이다.
누구나
자전거 타다 넘어지지만, 모두가 같은 반응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것을 알기에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발전할 기회로 삼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