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때 일이다. 한 학기 강의가 끝나가는 시점에 교수님께서 “시험을 볼래요. 레포트로 시험을 대체할래요.”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보셨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레포트로 시험을 대체하기를 원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험을 준비하는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힘들고 시험을 보는 것도 긴장의 연속이고 시험 결과도 예상만큼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레포트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료를 잘 준비하고 정리해서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시험을 치루는 것보다는 심적 편안함이 있었다.

그런데 모두의 바램대로 레포트로 시험을 대체하기로 결정되지 않고 시험을 치루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한 학생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 때문이었다. 이 학생의 견해는 시험을 치루어야만 강의를 한 학기 동안 정말 잘 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에 대해서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시험을 보자고 주장한 학생의 견해를 이해못할 학생들은 없었을 것이다. 다만 시험 보는 것이 부담스럽고 싫었을 분이다. 그래서 결국 기말시험을 보게 되었다.

이 학생을 비난할 수 있을까? 이 학생은 정당했다. 이 학생은 정말 시험 보고 싶은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이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시험이 자신의 노력과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예수 믿고 사는 삶에도 수많은 인생의 시험이 있다. 그런데 준비된 사람이라면 그 시험은 하나님 앞에서 연단받고 신앙의 상태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시험 당하는 것이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시험을 두려워하고 피할 이유도 없다.

나 혼자 당하는 시험이 아니라 나를 구원하시고 내 안에 거하시는 주님과 함께 이기는 시험이다. 그리고 그 시험을 통해서 더욱 더 강한 믿음으로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령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성령의 능력과 지혜를 힘입어서 시험 보고 싶은 사람(?)을 넘어서서 시험을 이겨내는 복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